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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Wolllang 2019. 8. 21. 22:04

넷플릭스는 알게 모르게 새로운 영화들이 나타나고 원래 있는 것들은 소리소문없이 사라진다. 언제나 내 취향은 잘 못 맞추는 것 같은 추천 작 리스트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가 눈에 띄었다. 나에게 이 영화는 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을 상징하는 매개체였다. 당시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인 형, 누나들의 방에 걸려있던 영화 포스터의 단골 작품이었고 이 영화의 OST는 다른 드라마나 TV에서 흔하게 사용되었다. 플룻과 함께 시작하는 영화 도입부의 음악만 들어도 그 시절의 감성이 피어나는, 나에게는 응답하라 시리즈와 같은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그런 상징적인 영화를 미루고미루고미루다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 왜 이제서야 보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하긴. 어벤저스 엔드게임도 못봤으니. 난 아무래도 유행이랑은 친해질 수가 없나 보다.

영화는 재미있었다. 음, 볼만했다. 그때 당시로는 꽤나 괜찮은 영화였으리라. 다만 지금은 소위 ‘안 먹히는’ 내용인 듯하다. 상대방과 잘 섞이지 못하는 돈 많고 나이 많은 남자, 그리고 시련에 빠진 가난하지만 예쁜 여자. 그리고 그런 둘을 이어주는 감초 같은 조연들. 많이 보았던 구조다. 당시에는 흥행도 하고 수상도 많이 했겠지만 지금의 내 눈과 머리로는 LP판의 잡음처럼 튀는 느낌이다. 조금 더 일찍 이 영화를 보았더라면 더 재밌었을 텐데.

진지병걸린 프로불편러의 안경을 벗어버리면 잭 니콜슨의 연기는 훌륭했고 헬렌 헌트는 아름다웠다. 많은 영화에서 감초처럼 조연으로 빛났던 그렉 키니어는 역시나 이 영화도 빛나게 했다. 지금 봐도 나쁘지 않은 작품이다. 당신이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들었다는 명대사는 나중에 영화가 잊혀도 오랫동안 남아서 회자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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