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 아식스 강서홈플러스
- 국립현대무용단 커뮤니케이터 춤사이
- 아식스 러닝화
- 아식스 마라톤
- Asics
- 러닝
- 국립현대무용단
- 마라톤화
- 유니버설발레단 서포터즈
- 유니버설발레단
- 아식스 젤
- 아식스 강서점
- 예술의 전당
- 아식스 대리점
- 아식스 신발
- 아식스 마라톤화
- 아식스 강서구
- 심청
- 맛집
- 발레 심청
- 국립현대무용단 춤사이
- 아식스 강서홈플러스점
- 발레
- 러닝화
- 현대무용
- 강서구 아식스
- 아식스
- 런닝화
- 아식스 런닝화
- 무용
- Today
- Total
plain sense of things
Review, 국립현대무용단 '쓰리 볼레로' (June 2, 2017,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본문
예술성과 대중성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국립현대무용단이 보여줄 수 있는 공연이었다.
더위가 슬슬 오려고 폼잡기 시작하던 6월 첫 주말, 예술의 전당에서 국립현대무용단의 '쓰리 볼레로' 공연이 있었다. 똑같은 음악을 가지고 세 명의 안무가가 나름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독특한 공연이었다. 사용된 음악은 라벨의 '볼레로'.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흔한 노래, 누군가에겐 지겹디 지겨운 음악, 누군가에게는 재미있는 클래식, 또 다른이에게는 아름다운 춤곡으로 느껴질 것이다. '빤한' 음악으로 그것도 수많은 안무가가 이미 다룬 작품에서 뭐가 나오겠냐고 할 수도 있지만 클래식 예술과 달리 현대무용의 시각에서 보는 볼레로는 그 접근 자체로서 충분히 흥미를 주는 시도였다. 특히나 이미 자신의 색깔을 가지고 왕성하게 활동하는 세 안무가가 같은 음악을 한 공연에 올려 내용과 접근을 비교하는 재미도 컸다. 무튼 각설하고 공연 감상으로 넘어간다.
첫번째 작품은 김보람 안무가의 '철저하게 처절하게' 였다. 흰색 정장 차림의 무용수 8명이 무대 양쪽에 4명씩 나뉘어 섰다. 무대 뒤편에는 연주자 10명이 앉았고 김보람씨도 무용수로서 무대 뒷편 가운데에 자리잡았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다. 제대로 된 음악 없이 무용수 각각의 몸짓으로 시작했다. 이후 서서히 음악이 개입되어 선율에 따라 정해진 동작을 하기도 하고 서로가 충돌하며 동작이 섞이고 다른 악기와의 혼합, 분리에 따라 군무를 보여주기도, 군무 속에서 홀로 다른 춤을 추는 등 현대무용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볼레로를 가장 잘 표현한 듯한 무대였다. 거기다 약간의 해학을 더해 긴장된 무대를 깨뜨려 관객의 입장에서 무겁고 난해할 뻔한 무대를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춤을 받아들여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솔직히 아직도 제대로 공연을 이해하지 못한 기분이다. 뭔가 숨은 메세지가 더 있다고 느꼈지만 한 번의 관람으로 느낄 수 있는 한계인 듯하다. 전체적인 느낌은 클래식 발레의 볼레로는 음악의 선율에 춤이 코르셋에 묶인 몸처럼 완전히 잡혀서 끌려다니는 듯한데 김보람씨의 볼레로는 춤이 음악 '볼레로'를 지배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볼레로의 선율을 표현하는 수단이 아니라 몸짓과 춤이 볼레로에 묻어나오는 걸 본 듯한 기분이다.
두번째 작품은 김설진 안무가의 '볼레로 만들기'. 여러 모로 독특하고 신선한 현대무용의 매력을 물씬 느낀 공연이었다. 일단 바탕이 되는 음악이 사라졌다. 전통적인 악기 연주로부터 나온 음악이 아니라 일상의 걸음걸이, 소음, 자동차 소리, 휴대폰 알람, 음료를 따고 마시는 소리와 같이 일상의 소리를 조합해 볼레로의 선율을 이끌어내었다.
공연 시작도 독특했다. 막을 내리고 무대장치를 세팅하는 전통적인 방식이 아니라 1막의 김보람씨 무대가 끝난 후 조명을 그대로 켜둔 채 바닥을 정리하고 소품을 세팅하며 어느새 공연이 시작된다. 오늘 세 공연 중 가장 사회상이 반영된 현실비판적인 공연으로 느껴졌다. 무용수들 간 충돌을 원색적으로 표현한 점이나 접착 테이프에 사람이 깔리는 것, 특히 사람을 밟고 선에 순종하도록 바닥에 붙여버리는 장면은 배려없는 현대사회의 단면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듯했다. 의상도 마치 직장인을 보는 듯한 정장에 넥타이 차림. 치열한 사회생활을 하는 현대인의 일상을 춤으로 보는 듯했다. 마냥 어두운 내용 뿐만 아니라 순간 순간 웃기는 장면이나 사랑의 순간을 나타내는 듯한 동작도 있었다. 갈등이 고조되고 어느 순간 한 무용수가 쓰러지고 심폐소생술을 하는 장면에서는 현대의 각박하고 비인간적인 삶에 지쳐 쓰러지는 것을 표현했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장면에서 무용수들은 고함을 지르며 자신의 옷을 벗어던진다. 갖가지 의무에 매여있다가 그것을 모두 끊어내고 자연속으로, 하나의 인간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는 듯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의 일상 그리고 희노애락을 집약적으로, 원색적으로 그린 작품이라 생각한다.
마지막 공연은 20분간의 인터미션 후 시작되었다. 수원시립교향악단이 무대에 올라야 했기 때문에 준비할 시간이 필요했다.
김용걸 안무가의 '볼레로'. 심플한 제목처럼 볼레로 그 자체였다. 각 예술 장르별로 그려내는 볼레로의 이미지가 있다면 현대무용으로 상상되는 볼레로의 이미지의 전형을 본 듯했다. 강렬하고 과감하면서도 유려함과 부드러움이 공존했고 우아한 몸짓을 보이다가도 일순간 굵고 강렬한 선이 폭발했다. 수원시향의 오케스트라는 현대무용에서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풀사이즈 생음악을 폭발시켰고 마흔 명에 달하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학생들의 출연은 김용걸씨의 춤과 무대 전체를 돋보이게 했다. 보통 현대무용은 작고 단촐한 무대에서 대학로 연극과 같은 이미지를 떠오르게 했지만 김용걸씨의 무대는 강했고 화려했다. 현란했고 멋있었다. 복잡한 이미지와 상징에 고개를 갸우뚱할 일 없이 그저 눈과 귀가 즐거운, 원초적인 예술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는 무대였다. '이게 현대무용이다' 라는 메세지를 볼드체로 던지는 듯했다.
지난 해, 국립현대무용단 커뮤니케이터 4기 활동을 하며 다양한 타입의 고차원적인 현대무용을 다수 경험했다. 올해 들어서는 지금껏 관람한 현대무용 작품을 정리하고 되돌아보고, 좀더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그리고 춤 자체를 원초적으로 즐기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5기 활동의 기회를 한번 더 준 국립현대무용단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Jiwoong Choi, KNCDC Communicator '춤,사이' 5'
'Closet > Dance' 카테고리의 다른 글
Review_국립현대무용단 춤추는 강의실 - 모던댄스의 테크닉(Aug 22, 2017) (0) | 2017.08.24 |
---|---|
review_국립현대무용단 '제전악-장미의 잔상' (0) | 2017.07.31 |
Review, 국립현대무용단 '혼합' (Mar 24, 2017) (0) | 2017.03.25 |
_국립현대무용단 커뮤니케이터 춤,사이 5기 발대식 (0) | 2017.03.13 |
후기_국립현대무용단 커뮤니케이터 춤사이 4기(2016) (3) | 2017.0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