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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in sense of things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그 책. 사실 읽은지 몇 주 지났다. 굉장히 조심스레, 경계하면서 봤는데 뭐 소설로서는 그냥저냥 나쁘지 않은 내용이었다. 몇 년 전 봤던 다큐멘터리가 생각난다. GP에서 발생한 총기사고로 목숨을 잃은 병사의 이야기. 모든 정황증거는 누군가로부터 총상을 입어 생명을 잃은 것으로 보였으나 군에서 제시하는 증거들은 하나같이 자살로 몰아가고 있었다. 결국 그 병사는 소총으로 자살한것으로 결론났지만 각기 다른 증거물 모두 극히 적은 경우의 수로 이루어져 있었다. 중등교육을 마친 상식을 가지고 있는 성인이라면 절대로 납득할 수 없는 답이었다. 이런 사족을 붙인 이유는 이 소설도 이와 같은 수많은 경우의 수를 억지로 맞추어놓은 픽션이기 때문이다. 소설 속 주인공이 겪은 아픔 하나 하나 모두 잘못..
김훈 작가님의 문체는 아름답다. 결이 고르고 단아하다. 죽은 문장이 없고 한 글자 한 글자가 모두 살아서 요동친다. 기자라는 이력에서 나오는 향기가 물씬 풍기는 듯 간결하다. 차마 쫓아갈 수 없을 만큼의 연륜이 묻어난다. 칼의 노래나 현의 노래처럼 남한산성도 김훈 작가님의 문체가 피어난다. 정묘호란과 인조의 남한산성 농성을 대하드라마로 본 기분이다. 노비와 양민, 병졸들, 민초들의 삶은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와 같다. 바람이 불면 불어오는 대로 고개를 수그리고 불감으로 쓰기 위해 베어지면 그저 베일 뿐이고. 왕과 사대부는 그들의, 그들 만의 삶과 정신세계 속에 갇혀 있다. 민초는 한낱 글자에, 명분에, 재료에 불과할 뿐이고 권력자가 내세우는 자존의 먹이가 될 뿐이다. 일제강점기 시기의 친일파들과 그들을 변..
전형적인 칙릿. 뉴욕을 배경으로 한 여자 변호사의 로맨스이야기. guilty pleasure를 위해 고른 책이지만 기대 이하였음. 시간죽이기용으로도 아까운.. 괜히봤어. 내용도 그지같은데 두껍긴 또 더럽게두꺼워.. 쓸데없이 리뷰 남겨서 블로그 분위기만 망칠것같지만, 담번에는 이딴책 피하자는 의미에서..
난 닥터페퍼를 좋아한다. 갖가지 기묘한 향기가 섞인 독특한, 매력적인 맛. 나에게는 마치 이 작품이 닥터페퍼처럼 느껴졌다. 자극적이면서 깔끔하고 달콤하면서도 절제되었으며 알 수 없는, 뭔가 exotic하면서도 편안했다. 페이지를 펼치자마자 40분만에 마셔버렸다. 주인공을 이해하면서도 잘 와닿지 않는다. 인간에서 식물로 변모하게 된 근거를 아직도 반절밖에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자꾸만 튀는 내용을 독특한 인물과 심리묘사, 전개가 끊임없이 날 홀리며 끝까지 붙잡았다. 세달간의 기다림이 후회되지 않는 책이다.
유전질환에 의한 양성인에 대한 이야기. 그보다는 근대의 전쟁과 혼란속에 살아남아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는 가족의 일대기이다. 미들섹스라는 제목은 주인공의 정체성 뿐만 아니라 그리스인 이민자와 공화당을 지지하는 미국인이 뒤섞인 주인공 가족의 모호성, 큰 관점에서는 성과 규범, 질서를 나누는 경계선의 중간지대를 의미하는 듯하다. 내용은 풍성하다. 한 장면 한 장면이 꽉 찬 언어유희와 디테일한 묘사로 가득차 흘러넘치도록 토핑된 피자를 먹은 기분. 해피엔딩도 새드엔딩도 아닌 무난한 결말은 묵직한 내용을 상쾌하게 정리하는 디저트였다. 퓰리처상 수상작의 면모를 유감없이 느낄 수 있었던 좋은 작품
가슴이 아프다. 글자 하나 하나가 심장을 움켜잡고 땅 속으로 침강하는 듯하다. 저린 마음을 그릴 수없는 내 글이 안타까울 뿐이다.
한때 많이 유행했던 기억이 있던 책. 별로 흥미가 없었는데 이제야 보게 되었다. 부드럽고 서글하며 따뜻하고 담담하다. 비현실적인 느낌과 디테일한 감정표현이 섞여 묘한 감성을 흩뜨리는 책. 상처입은 이의 속마음이 이런 걸까..
영원한 것은 없다. 나, 가족, 친구, 주변을 스쳐가는 것들. 이런 것을 추억하다보면 상실감에 빠진다. 알 수 없는 형체가 내 것을 훔친 듯한, 억울함. 하지만 형체는 사라져도 기억은 남는다. 매 순간 머리 속 어딘가에서는 항상 나를 찍고 기록하고 갈무리 한 다음 한 페이지를 고이 접어 넘긴다. 잃어버린 것을 슬퍼할 필요는 없다. 사는 것이 잃어버림의 연속일 터. 가끔 차 한잔의 마법으로 머리 속, 가슴 속에 담긴 책을 끄집어내어 한 장, 한 장 넘기며 추억하면 그것으로 충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