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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 남한산성, 김훈 본문
김훈 작가님의 문체는 아름답다. 결이 고르고 단아하다. 죽은 문장이 없고 한 글자 한 글자가 모두 살아서 요동친다. 기자라는 이력에서 나오는 향기가 물씬 풍기는 듯 간결하다. 차마 쫓아갈 수 없을 만큼의 연륜이 묻어난다.
칼의 노래나 현의 노래처럼 남한산성도 김훈 작가님의 문체가 피어난다. 정묘호란과 인조의 남한산성 농성을 대하드라마로 본 기분이다. 노비와 양민, 병졸들, 민초들의 삶은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와 같다. 바람이 불면 불어오는 대로 고개를 수그리고 불감으로 쓰기 위해 베어지면 그저 베일 뿐이고. 왕과 사대부는 그들의, 그들 만의 삶과 정신세계 속에 갇혀 있다. 민초는 한낱 글자에, 명분에, 재료에 불과할 뿐이고 권력자가 내세우는 자존의 먹이가 될 뿐이다.
일제강점기 시기의 친일파들과 그들을 변호하는 이들이 하는 말,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 살아남으려면 했어야 했다는 말은 아직도 내 눈에 불꽃을 튀기게 한다. 하지만 그들이 어떻게 사고하는지에 대해서는 알 것 같다. 결국 인간도 동물이기에 그들의 안녕을 위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정묘호란의 주화파도, 일제강점기의 친일파도 하나의 선택을 한 것이고 그들의 배를 부르게 할 선택을 한 것이겠지. 현대 우리나라의 ‘보수’라 불리는 것들도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잠재적인 위협으로부터 살아남을 보험이 필요한 것이고, 그래서 일본과 손을 잡고 미국에 고개를 조아리는 것이리라.
김훈 작가님의 글은 읽고나서 항상 섭섭하다. 무력감이 가슴을 조이고 슬픔이 머리를 맴돈다. 시간과 역사의 무게속에 한 인간이 얼마나 작고 덧없는 존재인지 글자 한 획, 한 획이 나를 짓누르는 듯하다. 연휴기간에 즐기며 읽을 요량이었고 순식간에 독파했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책은 아니다. 혹시 아직 남한산성을 읽지 않았다면, 대한민국 역사의 한 페이지를 가슴으로 느낄 각오를 하고 읽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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