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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국립현대무용단 커뮤니케이터 춤사이

Wolllang 2018. 2. 20. 11:38

해단식이 끝난 지도 두 달. 흩어지는 기억을 헤며 늦은 후기를 남겨본다.

작년 2017년 한 해, 국립현대무용단 커뮤니케이터 춤,사이 멤버로 활동했다. 춤사이에 처음 발들이게 된 것은 이전 후기에도 남겼으니 되풀이하지 않는다.

각종 대외활동이 범람하고 대외활동 그 자체가 홍보, 마케팅 수단으로 변질된 시대에서 스펙으로의 역할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자신의 흥미와 눈높이에 맞는 경험을 위해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욕심을 내자면 단체나 기업의 홍보수단으로 이용되는 것 보단 직접 관심있는 분야에 참여해서 무언가 기획하고 창작하여 결과물을 생산해 낸다면 가장 좋을 것이다.

춤사이는 그런 관점에서 완벽한 대외활동이라 할 수 있다. 춤사이의 가장 큰 강점은 재량권. 자유분방함과 거기서 나오는 창의성을 존중하는 현대무용의 장르 특성상 예술과 현대무용을 알리고 공연과 행사를 소개하는 목적만 맞아떨어진다면 무용단 측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그 결과물 중 하나가 지난 해 두 번 열렸던 대학생 네트워킹데이. 춤을 좋아하는 대학생이라면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 세부 행사내용과 진행 전 과정을 직접 기획하고 운영했다.

나는 활동하며 개인적으로 움직이며 무용수나 안무가와 접촉하여 인터뷰를 생산해내거나 프레스리허설과 같은 비공개 행사에도 참석하여 기존 매체의 시각이 아닌 일반인과 대학생의 눈으로 보는 현대무용을 전달하려 했다. 평소에 만날 수 없는 다양한 집단의 사람을 만나며 시야는 크게 넓어졌고 값진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소정이나마 지원금을 받으며 활동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기업체는 논외로 하고 문화예술단체의 서포터즈나 대외활동 프로그램은 대부분 열악한 재무 구조로 인해 의도하지 않게 열정페이를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춤사이 활동 중에는 매월 활동비를 받고 그 외 다양한 혜택도 제공받는다.

삼성이니 뭐니 거창하고 유명한 대외활동은 많다. 하지만 기업체의 대외활동은 어디까지나 해당 기업의 홍보도구로서 소모될 수밖에 없고 기업들도 대부분 이미지세탁, 세제혜택, 마케팅 목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반해 문화예술 분야에서, 거기다 국립단체로서, 잘 알려지지 않은 현대무용을 대중에게 소개하는 목적으로 활동한다면 훨씬 아름답지 않을까. 이미 좋아하는 분야가 무용이라면 한국의 어떤 대외활동보다 더 완벽한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지난 해는 갖은 시행 착오를 경험했다. 많은 목표와 많은 좌절을 경험했고 오랫동안 좋아하던 예술에 대한 생각도 무너짐과 세움을 반복했다. 쓸데없이 생각이 많은 성격에 혼돈과 변화의 시기 속에서 복잡한 현대무용은 내 머릿속을 헤집을 뿐이었다. 하지만 결국 이 과정의 마침표를 찍은 것도 무용이었다. 특히 지난 시즌 마지막 공연, 댄서하우스.

흔히 작품을 관람하러 공연장에 방문할 때면 거의 대부분의 장르는 그 날의 분위기와 서사 구조를 미리 그려볼 수 있다. 하지만 현대무용은 그 높낮이를 예측할 수 없다. 창작자의 능력과 무용수의 전달, 나의 감상만 맞아떨어진다면 그 어떤 무대와 장르에서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타 예술 장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깊이와 무게로 감동을 받을 수 있다.

이런 감상과 전율을 이해할 수 있다면, 혹은 경험하길 원한다면 춤사이의 기회를 꼭 잡기를 바란다.

KNCDC Communicator 4-6' Jiwoong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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